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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불편
고병국 2017-06-05 추천 0 댓글 0 조회 390

 컴퓨터가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보급할 무렵부터 지금까지 변천과정을 보면 놀랍다. 지금부터 불과 십 수 년 전, 도스(MS-DOS),286,386,486 등 용어를 사용하고 처음부팅을 하면 한참을 기다려야 작업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것이 오늘에는 무게는 가볍고 두께는 얇고 속도는 가장 빠른 기기로 변신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는 점점 진보적이다. 그 꼭지 점은 최고의 편리성이 아닌가 싶다. 아이티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편리하게, 사람의 손이 덜 가게 할까? 이다. 그래서 이제는 음성만으로도 기계를 작동하는 시대에 왔다. 앞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이런 최첨단시대, 최고의 편리함과 기계의존을 하는 시기에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들이 하나 둘 생긴다. 그것은 편리함보다는 불편함을 선택하는 자들이다. 자발적 불편이다.

 

 옛 선비들의 글을 보면 자신이 거하는 집에 당호를 짓는 경우가 많다. 당호는 그 사람의 정신과 자신의 삶을 함축해서 이름을 짓는다. 다산 정약용은 여유당(與猶堂)이라고 했고, 그의 제자중 하나인 치원 황상은 고향으로 돌아와 백적산 속에 조그만 집을 짓고 천리 길을 걸어서 교분이 깊은 신기영을 찾아가 산방의 이름과 기문을 부탁했다. 신기영은 일속산방(一粟山房)이라고 당호를 지어 주었다. 그 뜻은 좁쌀 하나이다. 황상이 사는 곳이 시골인데다 황상의 처지역시 별 볼일 없었기 때문이다.(서재에 살다)

 

 같은 교단의 목사님 이야기가 담긴 글을 읽었다. 그는 시인이며 문필가이다. 그는 자신이 거하는 집에 불편당(不便堂)이라는 편액을 걸고 자발적으로 불편하게 살아간다. 방문객이 왜 불편당이냐?“ 물으면 불편을 즐기면서 살자는 거죠라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불편당이 주는 선물 몇 가지를 설명한다.

 

 몇 년 전부터 라이프 트렌드를 연구해서 출간하는 자가 있다. 2017년 라이프 트렌드는 적당한 불편이라고 한다. 이제는 불편함이 매력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사례, 현상을 심층 분석 연구 자료를 소개한다. 그 한 사례가 커피이야기이다.1단계는 인스턴트 커피, 2단계는 커피 전문점시대,3단계는 핸드 드립커피이다. 우리들 주변에서 아직은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테이크아웃(take out) 커피용기를 가지고 식사 후 삼사오오 다니는 도시인들을 많이 본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서서히 조금은 불편하고 귀찮더라도 맛좋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자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지난겨울에 전도목적으로 행복한 커피 세미나를 다녀왔다. 그런 후의 조그만 변화가 왔다. 전에는 인스턴트 커피를 주로 먹었다. 지금은 좋은 생두를 온라인으로 구입해 냄비를 이용해 직접 생두를 볶아 원두를 만들어 핸드밀로 원두를 갈아 드립으로 커피를 내려 마신다. 주일에는 핸드드립커피로 성도들을 섬기기도 한다. 커피가 내입에 올 때 까지 과정이 번거롭다. 기다려야 하고 많이 불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하는가?

 

 가까이 알고 지내는 목사님 내외분은 스마트 폰이 대세인데도 여전히 2G를 사용한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계단을 걸어서 올라가는 사람, 도심 속 주말 농장, 옥상에 스티로폼박스를 이용해 상추 토마토 고추 농사를 짓는 사람, 자신이 직접 만들면서 즐겁고 행복을 느끼려고 하는 핸드메이드 바람 등 많다. 이런 자발적 불편에 관심을 두는 것은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요즘 우리지방 교회들이 연합해서 부흥회를 한다. 강사목사님이 개 교회목사님들을 강단 앞으로 올라오게 한 후 무릎을 다 꿇고 손을 들고 함께 기도를 하게 한다.짧은 시간이지만 불편하고 힘든 것을 느낀다. 그러나 또 다른 영적 야성을 회복하고 한창 은혜 받고 사모 할 때의 모습이 아련히 떠오른다. 그러면서 생각되는 것은 교회 안에서 편리함이라는 이름하에 점점 사라지는 것들을 본다. 예배시간에 성경을 찾는 소리, 무릎을 꿇고 목 놓아 우는 기도소리, 나무뿌리 잡고 사생결단하는 기도의 결기, 성경책을 오른쪽 가슴에 품고 다니는 모습 등이다.

이제 교회와, 성도들도 적당한 불편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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